Journal List > J Korean Med Assoc > v.56(5) > 1042681

안 and Ahn: 인턴제도 폐지

Abstract

The abolishment of the internship training program in Korea has become a hot issue in Korea. The internship has traditionally been a general competency build-up process to becoming a practicing doctor. However, despite its relatively long history, there is still no oversight or guidelines for the educational program itself. It is operated individually department-by-department on a rotation basis with no central supervision or clear goals and objectives. Very often, interns are abused as sources of simple cheap labor, performing not only medical duties but also menial administrative tasks as required by each department, without proper educational activity or training. This significant lack of system and structure is a chronic grievance among those who experience it, yet perhaps due to its short duration, is something that is endured and then forgotten. Medical students, however, have largely opposed the abolition, citing the loss of the opportunity for anthropologic exploration of various clinical departments and the chance to build networks to pursue specialty training in the fields of their choice. The key issue at hand is then whether the current problematic student clerkship training can be improved enough to replace the internship program. To do so would require overcoming the fragmented nature of the clinical education culture, which is still quite clannish in nature and based on family values. Whether these cultural barriers can be broken to develop a clerkship training curriculum sufficient to achieve general competency before specialty training is the determining factor for the fate of the internship program.

jkma-56-352-au001
우리나라의 인턴제도는 1950년대 전문의제도와 함께 도입되어 현재까지 시행하고 있는 제도이다. 우리에게 의학교육을 물려준 일본은 2차 대전 패망 후 맥아더가 이끄는 미군의 군사정권의 강제조치로 1948년 면허취득 전 무급인턴제도를 도입하였다. 그러나 당시 구독일의 의학교육제도를 전수받은 일본은 미국식 인턴교육제도를 경험하지 못하였고 인턴의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한 책임소재의 문제와 인턴교육에 대한 노하우와 관리의 문제로 동경의대가 주동이 된 인턴제도 거부로 결국 1968년에 폐기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후 일본은 매우 좁은 범위의 의료능력을 보유한 인정의(우리의 전문의와 유사) 배출로 의사 일반적 역량의 부족이 계속 문제가 되어 1990년대 말부터 ‘졸업 후 임상교육 의무화’ 방안을 추진하여 졸업 후 2년간 임상교육에 대한 수련을 의무화하였다. 여기서 임상교육이라는 것은 우리의 인턴교육과 같이 일반적인 역량을 갖추기 위한 수련기간으로서, 2년간의 수련기간을 의무화하였으나 명확한 목표설정과 교육방법, 교육관리 주체, 프로그램에 대한 인증 등이 미숙하여 아직도 의무화의 효과성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다. 그러나 국가가 인턴의 급여를 담당하고 최근 다시 제도를 보완 변경하여 1년의 의무수련과 1년의 선택수련으로 수정하였다.
인턴교육이 목표로 하는 의사양성의 일반적 역량 배양을 위한 교육은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인턴교육에 대한 합의된 국가적 목표와 목표 달성을 위한 방법론 그리고 목적이 달성되었는가에 대한 평가나 평가인증이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교육자는 자신이 소속된 의국의 일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있어 탈의국적인 졸업 후 교육의 시발점인 인턴교육을 잘 할 수는 없었다. 일본 역시 전문적 의사단체에서 수련 교육기관에서 어떤 형태의 졸업 후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가에 대한 분석이나 과정평가 등의 종합적인 데이터나 교육 표준화 또는 수련결과에 대한 역량의 점검에 있어 취약성을 안고 있다.
우리나라 인턴제도 역시 취지는 일반적인 역량을 보유한 의사를 만드는 것이나 인턴의 역할이 학생과 전공의 과정과의 징검다리로 병원 내에 가장 하급 실무의사로서 비의료적 직무와 고등사고 능력이 필요하지 않은 일도 하여 왔다. 이런 인턴제도는 북미의 학생 임상실습의 3개월 기간의 교육의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인턴은 여러 과를 돌며 운이 좋은 과는 집에 자주 가고 운이 없는 과는 1주일 줄당직도 보통이다. 과마다 하는 일도 매우 다를 수 있다. 비서직에서부터 주치의 역할까지 다양하다. 인턴교육의 무용론은 결국 인턴 폐지론을 등장시켰다. 즉 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6년 이상 또는 8년 이상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게 단순 하급노동을 요구하고 수직적이고 폭력적인 의료문화를 전수한다는 것은 전문직 교육과는 부합되지 않는 것이고 단지 병원에서 노동법의 적용을 무시하는 저임금의 단순노동을 강요하는 형태로서 의사교육에는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
현재 복지부와 인턴제도 폐지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인턴폐지의 전제조건은 인턴제도를 이미 폐지한 미국과 캐나다 등 전문대학원 교육을 실시한 국가의 임상실습 수준과 직무의 동등성을 확보하는 것인데 현재 학생 임상실습의 동등성은 요원하여 보인다. 학생과 인턴은 수도권 진출 후 전공과목 선택과 병원선택의 우위를 확보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수도권에서 인턴과정을 유지하기를 원하고 있어 현재 이들의 반발과 저항에 부딪혀 있다. 그러므로 인턴제도 폐지를 논하기에 앞서 필요한 것은 짧은 시간 내에 우리나라 의과대학에서의 임상교육의 수준향상과 임상실습 강화를 위한 제도적인 지원이다. 선진국은 의학교육의 대부분을 사회와 국가가 부담하고 있고 임상실습을 위한 비용도 상당액을 정부에서 지급하고 있다. 민간부분의 사립의학이 발달한 미국에서도 학생들의 고품질 임상실습을 위한 지원은 우리와는 비교 불가능한 수준에 있다. 인턴교육은 물론 학생 임상실습이라는 것은 이미 의사의 길로 진입한 사람들에 대한 직무교육으로 간주하여야 할 것이며 사회는 이들에 대한 교육비용을 투자하여 일반적인 역량을 두루 갖춘 의사를 만들도록 하여야 한다.
면허취득 후 각 임상과를 돌며 인류학적 탐사의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은 추후 어떤 임상과를 지원할 것인가에 영향을 미치고 실제로 각 임상과의 의국문화에 대한 자신만의 평가와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한편 이런 정도의 경험은 학생실습으로 모두 경험 가능한 것임에도 면허 취득 후 의사로서 직무에 필요한 고등사고 능력의 발달은 매우 제한적이라는 측면은 우리의 인턴제도에 대한 매우 부정적인 인상을 주고 있다. 현재 인턴이나 이와 유사한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영국이나 호주에서는 인턴과정 자체에 대한 평가 인증을 실시하여 이들 프로그램이 표준화되어 있고 인턴교육에 대한 사회적으로 합의된 국가단위의 목표와 교육성과를 점검하고 있다.
선진국 의사들의 전문단체에서 보여주는 사회적, 교육적 역량은 우리가 급속히 신장하여야 할 부분이다. 의사의 역량은 단순히 의료기술에 관한 담론은 아니다. 의료기술은 가족단위의 사고 중심인 의국교육에서도 더 쉽게 쟁취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의학교육 선진국에서 보여주는 가족공동체가 아닌 사회적 공동체의 집합체로서 의사집단의 단체적 역량의 성과가 국가단위의 여러 가지 교육정책이나 제도를 원숙하게 이끌어 나가는 모습은 아직 의국이나 단일병원 단위 인턴교육도 제대로 못하는 우리가 배워야 할 가장 우선순위의 문화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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