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Korean Neuropsychiatr Assoc. 2021 Nov;60(4):346-353. Korean.
Published online Nov 30, 2021.
Copyright © 2021 Korean Neuropsychiatric Association
Original Article
고엽제 노출군과 비노출군 노인에서의 신경인지기능 검사 결과 비교
한승규,1 최진희,1 소형석,1 최하연,1 전홍진,2 김진섭,3 김기원4
Comparisons of Neuropsychological Characteristics of Elderly Subjects With Versus Without History of Agent Orange Exposure
Seunggyu Han, MD,1 Jinhee Choi, MD,1 Hyung Seok So, MD,1 Hayun Choi, MD,1 Hong Jin Jeon, MD, PhD,2 Jinseob Kim, MD,3 and Kiwon Kim, MD, PhD4
    • 1중앙보훈병원 정신건강의학과
    • 2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교실
    • 3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예방의학교실
    • 4강동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 1Department of Psychiatry, Veteran Health Service Medical Center, Seoul, Korea.
    • 2Department of Psychiatry, Samsung Medical Center, Sungkyunkwa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Seoul, Korea.
    • 3Department of Epidemiology, School of Public Health,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Korea.
    • 4Department of Psychiatry, Kangdong Sacred Heart Hospital, Seoul, Korea.
Received August 30, 2021; Revised September 22, 2021; Accepted October 20, 2021.

Abstract

Objectives

Agent Orange is a defoliant chemical that is widely known for its use by the U.S. military during the Vietnam War. It is known to be associated with the occurrence of various diseases in exposed subjects. However, few previous studies have focused on the effects of exposure to Agent Orange on cognitive dysfunction.

Methods

A total of 387 male subjects participated in the study. They were divided into those who were exposed to Agent Orange (n=301) and those without exposure (n=86). Both were evaluated with neuropsychological batteries, including the Consortium to Establish a Registry for Alzheimer's Disease and the Seoul Neuropsychological Screening Battery-Second Edition.

Results

The group exposed to Agent Orange showed significantly higher scores in the Rey Complex Figure Test copy and recognition compared to those without exposure.

Conclusion

In this study, we compared the effects of exposure to Agent Orange on cognitive function in groups that had not yet progressed to dementia. The Agent Orange exposure group showed better results in some tests evaluating visuospatial and memory function.

Keywords
Agent Orange; Cognitive decline; Cardiovascular risk factors; Neuropsychological tests
고엽제; 인지기능 장애; 심혈관계 위험인자; 신경심리검사

서론

고엽제 노출은 전신에서 각종 질병의 발생과 관련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 2, 3, 4) 1991년부터 미국은 베트남 전쟁을 통해 고엽제에 노출된 대상에 대한 의학적 관리 지원을 법으로 제정하였으며,5) 2007년부터 우리나라도 ‘고엽제후유의증 등 환자지원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이하 고엽제법)을 제정하여 노출과 관련된 군인들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다.6, 7)

고엽제 노출과 인지기능 장애와의 연관성에 대해서 진행된 이전 연구들에서는 결과가 일관적이지 않았고,8, 9) 그 기전을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했다.9, 10) 이는 노출과 평가 시점의 시간차, 고엽제 노출에 대한 평가가 정확히 이루어지지 못한 점,9, 10) 대규모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했던 점 등으로 인한 것 일 수 있다.10) 또한 이미 치매를 진단받은 환자에서는 다른 원인 질환으로 인한 요인을 배제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퇴행이 일어나기 전 그룹별로 인지저하영역을 비교하여 그 차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치매로의 진행이 이루어지지 않은 대상자에서의 고엽제 노출 여부에 따른 각각의 인지영역별 차이를 관찰하고자 하였다.

방법

참가자

2011년 1월 1일부터 2019년 10월 31일까지 중앙보훈병원에서 인지기능에 대한 평가를 한 번이라도 시행하였던 652명을 대상으로 하여 의무기록분석을 시행하였다. 대상자 중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 제5판으로 정의된 조증 또는 경조증 에피소드, 조현병, 망상장애, 섬망, 임상치매척도(Clinical Dementia Rating) 1 이상의 치매, 식이장애, 정신지체, 기질적 정신장애 또는 일반적인 의학적 상태로 인한 정신장애, 임상적으로 유의한 신경학적 장애 및 뇌손상의 존재 또는 병력을 갖고 있는 55명을 제외하였으며, 우울감이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11) 단축형 노인 우울척도(Short form of Geriatric Depression Scale)12) 6점을 초과하는 210명을 제외한 총 387명의 의무기록을 분석에 사용하였다. 검사 시점으로부터 많은 시간이 지나 현실적으로 연구 참여에 대한 동의서를 받는 것이 불가능하였고, 이에 개인정보를 익명화하여 최소위험 이하의 연구에 대한 동의서 면제를 IRB를 통해 승인받았다. 본 연구는 중앙보훈병원 임상윤리심의위원회(IRB)의 승인을 받았다(IRB No. 201812022-004).

고엽제의 정의

우리나라 고엽제법에 따르면, 고엽제는 월남전 또는 대한민국 비무장지대(Korean Demilitarized Zone) 남방한계선 인접지역에서 사용된 제초제로서 다이옥신이 들어있는 것을 의미한다. 월남전에서 사용한 제초제 중 가장 많이 사용되고 독성과 연관이 높은 것은 2,4-디클로로페녹시아세트산(dichlorophenoxyacetic acid)와 2,4,5-트리클로로페녹시 초산(trichlorophenoxyacetic acid, 2,4,5-T)의 혼합물인 에이전트 오렌지이며, 1967년부터 1969년까지 대한민국 비무장지대에 사용된 제초제도 동일한 종류로 알려져 있다.13) 따라서 본 연구에서 정의하는 고엽제는 에이전트 오렌지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하였다.

고엽제 노출군에 대한 정의

연구 참여 대상자 중 월남전에 참전하여 고엽제 살포지역에서 복무하거나 종군기자로 있었던 사람과, 1967년 10월 9일부터 1972년 1월 31일 사이에 대한민국 비무장지대에서 복무한 사람 중 고엽제 역학조사를 통해 연관성을 인정받은 질환7)에 대해 진단받고 치료를 받는 사람을 고엽제 노출군으로 하고 그 외의 경우는 비노출군으로 하였으며, 연구 특성상 대상자의 성별은 남성으로만 구성되었다. 이는 기존에 고엽제 노출이 직접적인 상기 질병 발생에 영향을 준다는 축적된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고엽제 노출군에 대한 조작적 정의를 적용한 것이다.7)

임상적 평가

모든 참여자들은 아래와 같은 인지기능검사를 수행하였다(표 1).

Table 1
Items of neurocognitive tests used in the study and related cognitive domains of each item

한국판 세라드(Consortium to Establish a Registry for Alzheimer's Disease, CERAD) 평가집의 간이정신상태 검사(Mini Mental Status Examination in the Korean version of the CERAD assessment battery, MMSE-KC)

간이정신상태 검사는 인지장애 평가에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선별검사 도구이다. 19문항의 30점 만점인 검사로, 시간과 장소 지남력 각각 5점, 주의집중 및 계산능력 5점, 기억 등록 3점, 기억회상 3점, 언어 및 시공간 구성능력 9점으로 되어 있다.14)

임상치매척도

치매 환자의 중증도를 평가하는 검사로, 기억력, 지남력, 사회활동, 판단력과 문제해결능력, 집안생활과 취미, 위생 및 몸치장의 항목을 평가한다. 총 6개의 세부 항목을 각각 0, 0.5, 1, 2, 3점으로 수치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체 점수를 결정한다.15)

주관적 기억력 감퇴 설문(Subjective Memory Complaints Questionnaire)

대상자가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기억장애의 심각도를 평가하는 검사 도구로, 총 14문항으로 되어있다.16)

세라드와 서울신경심리검사 2판(Seoul Neuropsychological Screening Battery-Second Edition), 언어이해검사(verbal comprehension)와 따라 말하기 검사(verbal repetition), 시계 그리기 검사(Clock Drawing Test), 이야기 회상 검사(Story Recall Test)

세라드는 치매를 진단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를 일정한 양식에 따라 체계적으로 얻을 수 있도록 구성된 검사도구이며, 언어 기능(language function)을 검사하는 언어 유창성 검사의 동물, 수퍼마켓(Word Fluency Test animal, supermarket), 보스톤 이름대기 검사 단축형(Short version Boston Naming Test), 시각공간기능(visuospatial function)을 검사하는 구성행동 검사(Construction Praxis), 기억기능(memory function)을 평가하는 단어목록기억, 회상, 재인 검사(word list learning memory, recall, recognition), 구성회상 검사(constructional praxis recall), 전두엽/집행 기능(frontal/executive function)을 평가하는 길 만들기 검사 A, B (Trail Making Test A, B), 스트룹 단어/색채검사(Korean-Color Word Stroop Word Reading/Color Reading Test)로 구성되어있다.17) 다만 세라드만으로는 경도 인지장애의 감별이 쉽지 않고, 청각적 주의력, 시각 기억력의 재인 과제가 없으며, 전두엽 기능 관련 검사의 종류가 상대적으로 적은 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서울 신경심리검사 2판의 검사 중 집중력과 주의력(concentration and attention)을 평가하는 숫자 바로 따라 외우기, 숫자 거꾸로 따라 외우기 검사(Digit Span Test forward, backward), 시각공간기능을 평가하는 레이 복합도형 검사의 모사 시행 항목(Rey Complex Figure Test copy), 기억기능을 평가하는 레이 복합도형 검사의 즉시 회상, 지연 회상, 재인항목(Rey Complex Figure Test immediate recall, delayed recall, recognition), 전두엽/집행기능을 평가하는 전두엽 대비검사(Contrasting Program, Go/No-Go Test)를 각각 추가하였다.18) 또한 언어 기능을 반영하는 언어이해검사와 따라 말하기 검사, 시공간구성능력, 전두엽/집행기능, 의미 기억 등 다양한 인지 기능을 반영하는 시계 그리기 검사,19) 삽화기억과 논리기억을 평가하기 위한 노인 기억장애 검사(Elderly Memory Disorder Scale) 중 일부인 이야기 회상 검사를 포함하였다.20)

통계 분석

통계 분석은 R statistical software, version 4.0.1 (R Development Core Team; R Foundation for Statistical Computing, Vienna, Austria)을 사용하였다. 고엽제 노출군과 비노출군의 비교 시 정규성 가정을 만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연속형 변수인 참여자의 연령과 교육수준(년), MMSE-KC, 단축형 노인 우울척도, 인지영역별 검사 결과는 중위수와 사분위 범위로 표기하고 만 휘트니 U검정(Mann-Whitney U test)을 통해 비교하였고, 범주형 변수인 임상치매척도는 n(%)로 나타내고 카이제곱검정(Pearson's chi-squared test)을 통해 비교하였다. 통계적 유의성은 p<0.05로 판단하였다. 인지기능영역별 각 검사결과에 대해서는 연령, 교육수준(년), MMSE-KC, 단축형 노인 우울척도를 공변량으로 통제하여 공분산분석(analysis of covariance)을 추가로 시행하였으며, 다중검정 문제는 본페로니 교정(Bonferroni corrections)을 적용하여 p<0.0016 (0.05/30)으로 유의성을 판단하였다.

결과

대상

연구 대상자 기준을 만족하는 환자 387명 중 비교를 시행한 총 수는 각각 노출군 301명, 비노출군 86명이었다(표 2). 연령의 중위수는 비노출군이 73세, 노출군이 70세였고 두 군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U=16310, p<0.001), 교육수준(년)의 중위수는(U=121312, p=0.369)은 모두 12년으로 동일하였다. 단축형 노인 우울척도의 중위수도(U=13060, p=0.897) 두 군 모두 2점이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는 아니었다. MMSE-KC의 경우 두 군 모두에서 중위수는 27점으로 같았으나 1사분위수가 노출군이 26점, 비노출군은 25점으로 노출군이 소폭 높았고 왜도의 경우 노출군이 -1.079, 비노출군이 -0.978로 노출군의 점수 분포가 유의하게 더 높은 점수에 분포하여 있었다(U=10955, p=0.028). 각 항목의 분산, 왜도, 첨도에 관한 내용은 Supplementary Table 1 (in the online-only Data Supplement)에 정리하였다.

Table 2
Clinical characteristics of subjects

임상척도

연령, 교육수준(년), MMSE-KC, 임상치매척도점수를 통제한 공분산분석결과 레이 복합도형 검사 모사 시행 항목(U=10387, F=5.9006, df1=1, df2=374, p=0.015606)에서 고엽제 노출군이 비노출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점수를 보였다. 레이 복합도형 검사의 재인 항목(U=10706, F=4.5887, df1=1, df2=374, p=0.032828)의 경우 중위수는 18점으로 같았으나 1,3사분위수, 분산, 왜도, 첨도는 각각 노출군이 17, 20점, -0.455, 0.226, 6.567이었고 비노출군은 16, 19점, -0.667, -0.473, 9.039이었다. 숫자 바로 따라 외우기(U=10346, F=2.8246, df1=1, df2=381, p=0.003, adjusted p=0.094), 따라 말하기 검사(U=11212.5, F=0.6983, df1=1, df2=379, p=0.008, adjusted p=0.404), 보스톤 이름대기 검사 단축형(U=10473.5, F=1.7184, df1=1, df2=381, p=0.006, adjusted p=0.190), 스트룹색채검사(U=2946, F=1.6913, df1=1, df2=216, p=0.04, adjusted p=0.195), 길 만들기 검사 B (U=2968, F=1.383, df1=1, df2=168, p=0.045, adjusted p=0.241), 구성행동 검사(U=11150.5, F=1.6352, df1=1, df2=381, p=0.041, adjusted p=0.202), 시계 그리기 검사(U=11474.5, F=1.1632, df1=1, df2=377, p=0.03, adjusted p=0.281), 구성회상 검사(U11089.5, F=0.0533, df1=1, df2=381, p=0.042, adjusted p=0.818), 레이 복합도형 검사의 즉시 회상(U=10648.5, F=0.2451, df1=1, df2=374, p=0.045, adjusted p=0.621), 지연 회상(U=10303.5, F=1.2747, df1=1, df2=374, p=0.017, adjusted p=0.26), 이야기 회상 검사의 재인 항목(U=10752, F=1.717, df1=1, df2=377, p=0.031, adjusted p=0.191)은 고엽제 노출군의 결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우수하게 나왔으나, 공분산분석 결과에서는 두 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표 3). 각 항목의 통계량과 자유도에 관한 내용은 Supplementary Table 2 (in the online-only Data Supplement)에 정리하였다.

Table 3
Comparison of age, education years, MMSE-KC, CDR adjusted items of neurocognitive tests

고찰

본 연구에서는 치매 전 단계에서 고엽제에 노출되었던 군과 그렇지 않은 군의 인지기능 영역별 차이를 비교하여 그 차이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제시되는 복잡한 형태의 도형을 보고 따라 그리는 레이 복합도형의 모사 시행 항목은 측두두정엽 피질 기능과 연관되어 시각공간능력을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으며,21, 22) 재인 항목의 경우 해마와 주변후피질에서 담당하는 재인기억기능을 반영한다는 이전 보고가 있었다.23, 24) 실제 뇌영역간의 기능적 활성화를 본 연구가 아니라 해석의 제한이 있지만, 고엽제 노출군에서 비노출군에 비해 우수한 결과가 나온 것은, 뇌의 해당 부위의 기능 보존이 더 잘 되었다고도 미루어 생각해볼 수 있다. 이미 심혈관계 위험도 증가와 연관되어 측두두정엽 피질의 회색질 변화, 두정엽 기능 저하, 그리고 기억기능과 관련된 해마, 회색질, 전체 뇌 위축 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이전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으며,25, 26, 27) 혈관성 치매는 뇌의 여러 부위가 경색 등 혈관 이상으로 인해 손상을 입고 기능저하가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28) 각 검사와 관련된 뇌 영역에 대해 혈관성 위험 인자 개입이 인지기능 보존에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레이 복합도형 모사 시행 검사는 도형을 어떻게 그릴지 계획세우고 조직화하는 과정에 필요한 집행기능을 반영하기도 하는데, 퇴행성 경도인지장애에 비해 혈관성 경도인지장애일 경우 집행기능이 더 저하된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29) 또한 레이 복합도형 검사 수행 시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 치매의 시공간구성능력의 퇴행 과정의 질적인 차이가 나타나기도 한다.30) 이렇듯 인지기능 변화의 원인 요소에 따라 검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에, 비록 본 연구에서 뇌혈류량의 부위별 정도를 관찰하거나 경도 인지장애 이하의 두 집단에 대해 인지저하의 원인질환에 대한 평가를 목적으로 분류하지는 않았으나, 집행기능을 반영하는 다른 여러 검사에서 고엽제 노출군과 비노출군 간의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던 것은 고엽제 노출군에서 뇌 혈관성 질환에 의한 인지 기능 저하 소견의 비율이 적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추측해 볼 수 있겠다.

같은 시각공간기능을 평가하는 구성행동 검사, 시계 그리기 검사나 기억기능을 평가하는 다른 검사들에서는 두 군간에 유의한 차이를 찾을 수 없었는데, 이처럼 일부 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조심스럽게 그 원인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연구 참여기준에서 파킨슨병을 가진 대상자는 배제되었지만, 진단을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파킨슨증후군의 증상을 가지고 있는 이들까지는 배제하지 못하였다. 특발성 파킨슨병의 병태생리학적 특징 중 하나로 흑색선조체의 도파민 형성 뉴런 손실로 인해 뇌 도파민 결손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고엽제의 성분인 2,4,5-T가 다이옥신에 오염되어 형성된 2,3,7,8-테트라클로로다이벤조다이옥신(tetrachlorodibenzodioxin)의 활성 산소 유발이 도파민 형성 뉴런에 선택적으로 신경독성을 일으켜 특발성 파킨슨병의 병태생리학적 기전과 유사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기존 보고가 있었다.31) 따라서 고엽제의 직접적 신경독성을 매개로 한 파킨슨병의 병리기전과 유사한 영향이 인지처리속도 저하로 이어져서, 일관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으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고엽제 노출 여부와 관련하여 신경심리검사 결과를 비교한 이전 연구에서는, 주의, 기억, 언어 기능을 평가하는 다른 검사에서는 차이가 없었고 집행 기능을 평가한 길 만들기 검사에서만 고엽제 노출군의 낮은 점수를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32) 최근에는 고엽제가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요인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9) 이렇듯 고엽제 노출군에서 신경심리검사로 평가할 수 있는 인지기능저하영역에 일관성이 부족하고, 연구마다 상반된 결과가 나오는 이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앞서 언급한 연구들과는 달리 인지기능장애가 아직 오지 않은 노인을 대상으로 검사 및 비교를 수행하였고, 고엽제 노출군에서 유의한 인지기능 저하가 관찰되지 않은 결과를 보였다. 이는 곧 고엽제로 인한 인지기능 저하 정도가 일반 노화로 인한 인지기능 저하 정도보다 우세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로 조심스럽게 해석할 수 있겠다. 또한 치매의 잠재적 위험인자 중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을 비롯한 심혈관계위험인자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것으로 인지기능 저하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 여러 연구가 진행되었으며,33) 실제로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과 치료, 교육과 인지적, 사회적 활동 참여, 신체 활동 증가, 금연,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이 습관 등 다중영역에 걸친 생활습관 개입이 노인들의 치매 발생위험도 증가로부터 인지기능 면에서 이득이 있다는 사실이 보고되었다.34, 35) 우리나라에서는 고엽제에 노출된 환자들을 고엽제 후유증, 후유의증환자로 등록하여 각각 고지혈증,36) 고혈압,37) 당뇨,38) 뇌졸중39) 등에 대해 주기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각각의 가이드라인에 맞는 치료가 꾸준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경제적 지원을 해주고 있다. 이것은 곧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에 대한 의료 접근성의 장벽을 낮추고,6) 위험인자에 대한 조기 발견 및 근거중심의 적극적인 중재가 이루어지게 함으로써 인지기능의 보존효과가 뛰어났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한편 연구 참여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각각의 참여자마다 내원하게 된 주소나 인지기능 검사를 하게 된 이유가 다를 수 있는데, 이러한 차이로 인해 선택 편향이 발생하였다면 일부 검사 결과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고려해볼 수 있겠다. 본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들은 대부분 정신과적 주소를 가지고 외래진료 혹은 입원치료를 받으며 인지기능검사를 수행하였으며, 이를 통해 선택 편향이 발생할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본 연구의 강점은 고엽제 노출로 인해 이미 인지기능이 저하된 환자들을 비교하였던 기존 연구와는 달리,1, 8, 9, 10, 32) 초기의 인지기능변화를 신경심리검사 결과를 활용하여 비교함으로써 고엽제 노출 여부와 무관하게 치매가 진행된 환자로 인한 선택 편향을 배제할 수 있었다. 또한 대규모 인원을 포함시킴으로써 통계적 정확성을 높였다. 고엽제 노출 여부에 따른 인지기능에의 영향을 비교하기 위해 다양한 인지기능검사를 수행한 점도 강점으로 들 수 있다. 제한점으로는 고엽제 노출 이력을 얻기 위해 월남전 참전 군인이나 대한민국 비무장지대에 복무하였던 군인을 대상으로 함에 따라 참여 집단의 성별이 남성으로 국한되었다는 점으로, 본 연구의 결과를 전체 인구 집단에 일반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여성을 포함하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고엽제 노출 시점으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나 노출 기간이나 노출량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거나 통제할 수 없었던 점은, 노출 정도의 차이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고려해보았을 때 제한점으로 들 수 있다. 그리고 인지기능검사를 단면적, 후향적으로 비교하였고 이후의 추적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고엽제 노출 여부에 따른 인지기능 변화를 관찰하거나 노출의 추후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제한점이 있다. 또한 개인에게 각각 인지저하의 위험 인자로 작용할 수 있는 알코올 사용력,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한 정보, 인지적 보유고를 대변할 수 있는 직업 및 사회적 활동의 정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점, 예방적 관리를 하는 데 있어서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제적 상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 역시 해석의 제한을 가져올 수 있다. 연구 대상 포함 기준에서 임상치매척도 1 이상의 실질적인 치매 환자 및 뇌출혈, 뇌경색 등 뇌손상 환자를 배제하였으나, 하친스키 허혈 점수 등 심혈관계 위험요소에 대한 층화된 위험요인 보정이 이루어지지 못한 점 역시 구체적인 보호효과로써 고엽제 노출 여부가 더 나은 인지기능을 보인 것에 대해 관련 요인을 분석하는 데 제한이 될 수 있다. 또한 정신건강의학과 외래를 방문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으나, 인지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우울 증상에 대해서는 단축형 노인우울척도 점수를 기반으로 고려한 반면 불안, 불면에 대한 증상을 통제하지 못한 것이 제한점이다.

결론

정상 혹은 초기 인지기능 장애 단계에서 고엽제 노출 여부에 따른 인지영역별 변화의 차이를 알아보고자 한 이번 연구에서, 고엽제 노출군의 시각공간기능, 기억기능이 더 잘 보존되어있는 일부 검사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의 연구와 더불어 향후 고엽제 노출에 있어서 더 충분한 대상자를 기반으로 한 비교 추적 연구는 고엽제 노출이 인지기능 저하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더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Supplementary Materials

The online-only Data Supplement is available with this article at https://doi.org/10.4306/jknpa.2021.60.4.346.

Supplementary Table 1

Skewness, kurtosis and variance of each variab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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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plementary Table 2

Statistic values and degrees of freedom of each variab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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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s

Conflicts of Interest:The authors have no financial conflicts of interest.

Author Contributions:

  • Conceptualization: Kiwon Kim, Hong Jin Jeon.

  • Investigation: Seunggyu Han, Kiwon Kim.

  • Methodology: Seunggyu Han, Jinseob Kim, Kiwon Kim.

  • Project administration: Hong Jin Jeon, Kiwon Kim.

  • Supervision: Kiwon Kim.

  • Writing—original draft: Seunggyu Han.

  • Writing—review & editing: Seunggyu Han, Jinhee Choi, Hyung Seok So, Hayun Choi, Kiwon Kim.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19년도 중앙보훈병원 연구개발비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o. VHSMC19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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