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리얼리즘과 문학 - 임성순의 ‘회사 3부작’을 중심으로

정은경

doi:10.31313/LC.2019.09.7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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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정보

한국비평문학회
비평문학 학술저널
비평문학 제73호
2019.09 233 - 263 (31page)
DOI : 10.31313/LC.2019.09.7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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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중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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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임성순의 ‘회사 3부작’을 ‘자본주의 리얼리즘’이라는 개념을 통해 고찰하였다. 마크 피셔는 ‘자본주의 리얼리즘’을 자본주의를 유일한 현실로 믿는 믿음체계라고 정의했다. 임성순의 작품은 자본주의 현실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자본주의 리얼리즘의 이데올로기성을 폭로한다.
『컨설턴트』는 살인 컨설턴트를 통해 죽음조차 상품 서비스화되는 자본주의의 구조적 폭력성을 이야기하고 있고,『문근영은 위험해』는 오타쿠와 히키코모리를 통해 소비자본주의의 분열증을 드러내고 있다. 『오히려 다정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장기매매의 비윤리성을 폭로하면서 인간이 어떻게 추상화된 등가체계 속에서 화폐처럼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
「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은 미술계를 잠식한 자본의 힘과 자본바깥의 실재계를 교묘히 배치하면서 자본주의 리얼리즘을 폭로하고 있다. 임성순의 작품에서 일반명사로 등장하는 ‘회사’는 자본주의 구조 그 자체를 의미하는데, 이 거대한 구조 속에서 모두가 공모자임을 보여준다. 또한 이 ‘회사’는 자본주의가 지닌 모순인 ‘관료주의’를 드러낸다. 궁극적 책임자란 없고, 끊임없이 책임이 지연되는 이 관료주의 사회에서 구조조정 되는 것은 회사가 아니라 ‘개인’이다. 이 냉혹한 자본주의 구조 속에서 왜소한 노동자는 냉소적으로 순응할 뿐이다.
『문근영은 위험해』는 문근영 납치극이라는 플롯에 실재와 가상을 뒤섞어 만든 B급 하이브리드 소설이다. 역사적 사실이 음모론, 과잉정보, 광고, 게임, 만화 등의 잡동사니와 함께 제시되고 있는 이 소설은 실재와 가상의 경계를 허무는 시뮬라크르의 세계를 보여준다. 이 시뮬라크르의 세계는 현실의 의미화 사슬을 붕괴시키는 자본주의의 분열증의 징후적 표상이다. 여기에서는 실재와 가상 뿐 아니라 사용가치와 교환가치의 구분이 더이상 의미가 없다.
임성순의 작품은 ‘자본의 바깥은 없다’는 자본주의 리얼리즘을 적극적으로 문제삼고 있는 작품이다. 표면적으로는 이 이데올로기를 공고히 하는 듯하지만, 근본적인 무의식적 차원에서 이를 비판하고 있다. 자본주의 리얼리즘 비판은 포스트 자본주의 상상력의 회복에의 열망을 뜻한다. ‘자본주의=욕망’이라는 자본주의 영토에서 어떻게 욕망을 탈영토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능동적 사유가 필요하다.

This paper studied on the ‘trilogy of the company’ by Lim Sungsoon through the concept of ‘capitalist realism’. Mark Fisher defined capitalism as a belief system that believes capitalism as the only reality. Lim Sungsoon’s works reveal the reality of capitalism and the ideology of capitalist realism.
The consultant talks about the structural violence of capitalism, even making death service. Mun Kunyoung is dangerous reveals the schizophrenia of consumption capitalism through otaku and Hikikomori. There were a rather friendly persons exposes the unethical of organ sale and shows how body was operated like money in an abstract equivalent system.
The flock and its predators in the corridor are exploiting capitalist realism by artificially deploying the power of capital that has dominated the art and ‘the real’ outside of capital. The ‘company’, which appears as a general noun in the works of Lim Sungsoon, means the capitalist structure itself and shows that everyone is a co-conspirator in this huge structure. This ‘company’ also reveals ‘bureaucracy’, the contradiction of capitalism. It is not the company but the ‘individual’ that is restructured in this bureaucratic society where there is no ultimate responsible person. In this ruthless capitalist structure, the dwarfed workers are only cynically compliant.
Mun Kunyoung is dangerous is a B-class hybrid novel that combines reality and imagination on a plot of kidnapping drama. This novel, presented with historical facts, conspiracy theories, surplus information, advertising, games, cartoons, etc., reveals the world of simulacrum that breaks the boundaries between reality and imagination. This simulacre is a symptom of the schizophrenia of capitalism that disrupts the semantic chain of reality. Here, the distinction between real and virtual as well as between use and exchange value is no longer meaningful.
Lim Sungsoon’s work focused the capitalist realism that there is no outside of capital. On the surface, it seems to consolidate this ideology, but criticizes it on the fundamental level. Criticism of capitalist realism means a desire for the restoration of post-capitalist imagination. There is a need for active thinking about how to de-territorialize in capitalist territory ‘capitalism = desi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