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이 글에서는 그동안 우리 무형문화재 정책에서 간과했던 특수 집단에 주목한다. 무형유산의 전승 과정에서 전문성이 필요하고 일정한 진입장벽이 존재하는, 그래서 이제는 특수해져 버린 전승 공동체에 주목한 것이다. 특히 이 글에서 주목한 것은, 불교 의례를 전승하는 어산 집단이다. 특수 집단으로서 어산 집단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형문화재 지정과 관련한 정책 실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혼란을 극복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논의는 먼저 특수 집단의 현황과 정책 실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혼란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불교 의례 연행 주체의 유사성에 대한 논란’, ‘재의 유사성에 대한 논란’, ‘동일한 연행 주체의 종목 넘나듦’, ‘연행 집단과 주도 집단의 불일치’ 등의 상황이 여기서 검토된다. 이어지는 논의는 일본의 독특한 집단 전승 구조에 대한 검토이다. 일본의 이에모토(家元) 제도를 고찰하면서 우리의 특수 집단 논의에서 고려해볼 만한 것들을 정리하는 것이다. 이 정리를 바탕으로 우리 특수 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것을 살펴본 것이 다음에 이어진 논의이다. 이 논의를 통해 ‘의사 가족 중심의 전승’과 ‘폐쇄적인 전승’으로 나타나는 우리 특수 집단의 속성이 결코 시대착오적인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 속성은 우리의 특수 집단이 가진 기본 속성임을 주장한 것이다.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필자는 어산 집단으로 대표되는 특수 집단의 무형문화유산적 의미를 살펴보았다. 이 글의 결론이라 할 이 대목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의 특수 집단은 너른 의미의 가계 세습이라는 특성을 가진다. 그러하기에 일정한 폐쇄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폐쇄성은 종교적 이념의 동일성과 어우러지면서 안정적이고 영속적인 전승이 가능한 구조를 만든다. 폐쇄성과 종교적 이념의 공유는 이 집단에 들어가거나 나오는 것에 제한이 있음을 말한다. 더불어 나름의 내적 체계와 질서를 갖추고 있어 기량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승 공동체가 우리의 특수 집단이다. 이러한 특수 집단의 속성은 과거의 산물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전승 공동체의 성격에서 나온 것이다. 이는 특수 집단에 대한 주목과 고려가 결코 시대착오적이 아님을 말한다. 이러한 특수 집단에 주목할 경우, 현재 관련 지정 종목에서 나타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제 특수 집단에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어쩌면 우리 특수 집단의 무형문화유산적 가치는 집단 자체에 있는 것일 수 있다. 정책 역시 이 특수 집단의 온전한 유지에 그 강조점이 두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키워드

무형문화재 정책, 특수 집단, 불교 의례, 어산 집단, 이에모토(家元) 제도, 의사 가족 중심의 전승, 폐쇄적인 전승, 가계 세습

참고문헌(8)o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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