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본 논문은 20세기 초에 사용된 전통의 개념과 1950, 60년대에 전개된 전통론을 배경으로 전통무용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배경과 특징을 연구하였다. 전통의 원래 개념은 선대로부터 이어진 관습, 체계, 전승된 계통 뿐만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을 함유한 계승, 전승의 의미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수입된 외래 문물에 대한 상대적 개념으로서, 1920년대부터 고유한 ‘조선적인 것’을 지칭하게 되었다. 전통은 근대 이전인 조선에서 형성되고 전승된 고유한 사상, 관습, 종교, 생산활동, 예술 등을 아우른 개념으로 통용된 것이다. 그리고 한국전쟁 후 국가의 재건을 위해 역사의식을 세우고 정신적 원천을 탐색하면서 전통의 개념이 소환되었다. 1950, 60년대에 전개된 전통론에서 전통의 단절론, 부재론, 계승론, 또는 극복에 대해 논하게 되었고, 전통은 중요한 테제로 부상했으며, 동시기에 문화 전반에 확대되어 전통문화, 전통예술의 용어를 생성시켰다. 이렇게 전개된 1950, 60년대의 전통론에서 중요한 특징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는 전통의 하한(下限) 시기를 일제강점이 시작된 1910년으로 설정하여, 그 이전의 문화는 순수한 조선의 전통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 이후의 문화는 그렇지 않다는 기준을 설정했다는 점이다. 둘째는 민속(民俗) 중심의 전통을 발굴하고 계승해야 한다는 방향이 정해졌다는 점이다. 지배계급이 아닌 평민의 문학, 봉건사회의 계급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던 조선후기의 평민의 인물이나 텍스트, 예술 형식들을 계승해야 할 전통의 핵심으로 삼았던 것이다. 그러한 방향성은 학계와 예술계 뿐만이 아니라 무형문화재의 초기 지정 종목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이상과 같이 전개된 전통론과 전통문화, 전통예술에 대한 국가적인 관심을 배경으로 전통무용의 용어가 1960년대 말에 사용되기 시작했고, 1970년대에는 무용가, 무용연구소, 공연, 정부기관, 언론 매체, 학교, 연구 등의 분야에서 전통무용의 용어가 사용되었다. 그리고 당시 대표적인 무용이론가 정병호는 전통무용을 민족 정신을 흡수하고 반영하면서 전승된 민족의 유산이라 했다. 당대적인 관점보다 과거의 것으로 한정하는 관점이 농후하며, 이는 전통의 하한(下限) 시기를 1910년으로 설정하고 전통을 고정시켰던 1950, 60년대 전통론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하겠다.

키워드

전통무용, 전통, 전통론, 고전무용, 민속춤, 무형문화재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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