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본 논문은 고전소설의 무덤 소재가 현대소설로 전승된 양상과 의미에 대해 살핀 것으로, <만복사저포기>와 <영혼은 호수로 가 잠든다>를 대상으로 하였다. 양 작품의 서사적 친연성은 만복사와 보현사라는 ‘사찰 공간’에서 남녀주인공이 조우한다는 점, 여자주인공이 죽음과 관련 있다는 점, 그리고 주인공이 모두 자신의 거처를 벗어난 ‘노정 가운데서 초월적 경험’을 한다는 점, 또한 이승과 저승이 교차하는 서사의 몽환성을 보여준다는 점 등에서 두드러진다. 양 작품의 무덤은 다음의 세 가지 양상에서 무덤 소재의 전승 과정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우선 양 작품의 무덤은 등장인물의 ‘성격 형성’에 기여한다. <만복사저포기>의 여귀는 <최치원>의 쌍녀분 인물들이 구축한 지적이고도 우아한 덕성의 관습적 성격을 이어받았다. 당대의 작가와 독자, 작품 안의 남자주인공이 합의한 관습적 인격의 주체이다. 이러한 여귀의 성격은 세대를 유전해 <하생기우전>, <운영전> 등에 이르도록 관습적 형태로 유전한다. <영혼은 호수로 가 잠든다>의 무덤 주인은 아내를 통해 자신의 삶을 확장하는 가운데 평범한 일상적 성격부터 초월적 성격까지 다중 인격을 보여준다. 두 번째, 양 작품의 무덤은 사건 발단의 지표로써 작용한다. 등장인물이 처한 중대한 삶의 문제이자 작품의 분기점이 되는 사건의 발단이 대사회적 외압에 따른 것인지, 개인적 삶의 내홍에 따른 것인지 드러내는 기능을 한다. 세 번째, 양 작품의 무덤은 시공간의 몽환성을 강화하는 양상으로 나타난다. 무덤이 세대를 뛰어넘어 중요한 이야기 공간으로 출현하게 된 것은 실존과 욕망의 원형지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는 창작 소재이기 때문이다. 무덤을 통해 ‘나’의 실존에 대한 탐문 과정을 밝히며, 그 실존을 위해 추구했던 현실적 욕망을 풀어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무덤이 세대 간의 창작 기법과 소통하는 소재라는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인간과 삶에 대한 총체적 접근을 시도한다.

키워드

고전소설과 현대소설, 창작 소재, 무덤, <만복사저포기>, <영혼은 호수로 가 잠든다>, 사찰 공간, 죽음, 노정,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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