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이 글은 미국의 법학자이자 법철학자인 프레더릭 샤워[Frederick Schauer, (1946~)]의 법적 추론에 대한 견해를 해설한 글이다. 특히 그의 저서, Thinking Like a Lawyer: A New Introduction to Legal Reasoning (Harvard University Press, 2009; 이하 ‘이 책’), 혹은 필자가 이를 번역하여 출간하고자 하는 『법률가처럼 사고하는 법』(도서출판 길, 2019 출간 예정)을 주요 대상으로 한다. 필자는 저자의 논지를 요약하고 재구성하고자 하며, 이를 통해 독자들이 이 책이나 해당 번역서를 이해하는 데에 작으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샤워는 이 책에서 보통법계가 유구한 논의와 실천 속에서 발전시켜 온 법적 추론의 주요한 특질이 무엇인지를 드러내고 있다. 샤워는 규칙, 선례, 유추 등 법적 추론의 여러 단면에서 드러나는바 법에는 분명 다른 분야와 다른 점이 있음을 강조한다. 이 때 법의 ‘특별한’(특별히 다른) 점이란, 법적 의사결정이 해당 사안에 대한 최선의 결정을 추구한다기보다는 규칙이나 선례라는 권위적 형식을 통해 과거에 이미 획득된 바 있는 지혜에 다시금 기대려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법의 이러한 특성은, 판결을 통한 규칙의 변화, 법률해석, 판결 이유 설시 등을 관통하는 보통법적 사법 관행이나, 규칙과 규준 사이의 위치 설정, 당사자주의와 배제적 증거규칙과 같이 법적 사실을 확정하는 제도적 기제, 그리고 입증책임·추정·존중위임의 제도와 법리를 통해 의사결정 권한을 배분하는 보통법의 제도적 양상에서도 공통적이고 일관되게 발견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권위적이고 반직관적인 추론 및 의사결정 방식은 법적 의사결정에서 특히 전형적으로 나타나며 보통법의 역사에서 경험적으로 확인된다는 것이다. 샤워에 따르면, 법적 사고의 본령은 법치를 지향하는 상이한 두 가치 군(群) 사이의 길항과 형량에 있다. 권위, 형식, 예측가능성과 안정성 등 형식적 가치와, 올바름과 자유, 실질적 정의, 그리고 유연성 등 실질적 가치 사이에서 말이다. 법이 이러한 길항 속에서 대체로 실질적 가치보다는 형식적 가치의 손을 들어 준다고 본다는 점에서 샤워의 입장은 ‘형식주의적’이다. 다만 법적 추론에서 형식적 가치가 실질적 가치와 변증적으로 절충될 수 있는 여지가 열려 있다고 본다는 점에서 그의 입장은 ‘온건한 형식주의’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법이 다르다는 것은 법을 공부한 이후에나 법률가로서의 훈련을 받은 이후에는 분명 세계를 보는 방식과 세상의 문제를 다루는 방식에서 그전과는 다를 것임을 시사한다. 법학도나 법률가는 그전과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나아가 그전과는 다른 세상 속에 살게 된다는 것이다.

키워드

법적 추론, 규칙, 선례, 권위, 유추, 보통법, 법현실주의, 법률 해석, 판결 이유, 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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