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이 논문은 단종의 복위를 계획하다 죽음을 맞이한 취금헌 박팽년의 절의정신에 대한 철학적 고찰을 목적으로 한다. 그동안의 박팽년과 관련된 연구는 주로 역사와 문학적 관점에서 이루어져 왔다. 이에 이 글에서는 그의 사상적 지향과 바탕은 무엇인가를 검토하는것에 의미를 두고 정리하였다. 그의 삶과 행위를 이끈 학문적 혹은 정신적 바탕은 무엇인가를 살펴보고자 한 것이다. 이를 통해서 그가 삶의 지표로 삼고 있는 것은 유학의 정신이며, 유학적 진리관이 그의마음에 담겨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의(仁義)와 효제(孝悌)의 실천에 대한 강조와인정(仁政)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것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의식의 내면에 자리한 정신들이 세조의 부당한 권력 찬탈에 항거하는 힘으로 작용한 것이다. 눈앞의 부귀와 명예를 버리고 죽음의 길을 선택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의로움을 실현하기 위한 박팽년의 선택은 공자가 말한 살신성인(殺身成仁)의 경지이며, 맹자의 사생취의(捨生取義)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것은 분노의 감정을 삭이지 못하는 감정 지배의 한계가 아닌, 불의를 보고 차마 견딜 수 없는 불인인지심(不忍人之心)의 표출인 것이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현대는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사회이며,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체제에 있다. 물질의 가치가 정신적 가치를 압도하는 사회이며, 물질은 살아가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삶의 목적처럼 되어버렸다. 옳고 그름의 가치적 판단과 선을실천하고자 하는 의미마저 물질적 이익 앞에서 때로는 힘을 잃기도 한다. 이러한 의로움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명예와 이익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갈림길에서 고뇌하는 현대인에게 박팽년이 선택한 삶의 길은 이정표와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키워드

박팽년, 인의, 효제, 사육신

참고문헌(9)open

  1. [기타] / 논어

  2. [기타] / 맹자

  3. [기타] / 朴先生遺稿

  4. [기타] / 주역

  5. [기타] / 중용

  6. [기타] 한국고전번역원 / 박선생유고

  7. [학술지] 김경수 / 1999 / 박팽년의 생애와 현실인식 / 조선시대사학보 11

  8. [학술지] 윤재환 / 2007 / 醉琴軒 朴彭年의 散文에 나타난 意識世界와 具顯 樣相 / 동방한문학 (32) : 7 ~ 32

  9. [학술지] 이향배 / 2006 / 취금헌 박팽년의 문학사상 / 유학연구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