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본고에서는 송(宋) 초기에 활동하였던 설숭(契嵩; 1007~1072)의 사상 가운데 유불융합과 관련된 내용을 고찰하였다. 송대는 당(唐) 중기에 형성된 조사선(祖師禪)이 가장 활발하게 유행되었던 시기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송을 건국한 태조로부터 유학을 중시하여 통치이념으로 삼았던 까닭에 상대적으로 불교, 특히 당시 주류를 이루었던 조사선이위축되었으며, 심지어 ‘폐불(廢佛)’의 주장도 출현하였던 시기이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설숭은 한편으로는 ‘유불융합’의 사상적 제시를 하여 유학자들의 비판에 대응하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조사선의 선맥(禪脈)을 정리하여 선종의 정통성을 지키고자 노력하였다. 이러한 설숭의 노력으로 말미암아 유학자들의 불교비판이 상당히 중지되었고, 또한 선종의 다시 부흥하는 계기를 이루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설숭의 ‘유불융합’ 사상은 그의 저술을 모은 심진문집(鐔津文集) 19권에 잘 나타나있지만, 여기에는 다양한 주제로 방대하게 유불관계를 논하고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심진문집 가운데 권1~4에 실린 보교편(輔敎編) 상, 중, 하의 3권으로 한정하여 ‘유불융합’의 사상적 특징을 고찰하였다. 설숭은 유교의 핵심을 ‘중용(中庸)’으로 파악하고, 불교의 핵심을 단경에서 제시하고 있는 “미묘한 마음”으로 규정하여 불교와 유교의 융합을 제창하고 있다. 또한 보다 구체적으로 ‘효(孝)’를 설정하여 불교의 ‘오계(五戒)’, ‘십선(十善)’이 유교의 ‘오상(五常)’과 ‘인의(仁義)’와 조금의 차별도 없음을 논증하고 있다. 그렇지만, 역시 불교와 유교는 ‘세간’과 ‘출세간’의 차별이 또한 나타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그러므로 세상을 다스림에 유교가 없어선 안 될 것이요, 출세(出世)를 다스림에 또한 불교가 없어선 안 될 것이다.”라고 결론내리고 있다고 하겠다.

키워드

설숭(契嵩), 명교대사(明敎大師), 유불융합(儒佛融合), 심진문집(鐔津文集), 중용(中庸), 단경찬(壇經贊)

참고문헌(13)open

  1. [기타] 普濟集 / 五燈會元, 卍續藏80

  2. [기타] 志磐撰 / 佛祖統紀, 大正藏49

  3. [기타] 契嵩撰 / 鐔津文集 卷1, 鐔津明教大師行業記 大正藏52

  4. [기타] 契嵩撰 / 「鐔津文集」卷1-4, 「輔敎編」卷上, 中, 下, 大正藏52

  5. [기타] 契嵩撰 / 「鐔津文集」卷8, 「雜著」, 「寂子解」, 大正藏52

  6. [기타] 契嵩撰 / 「鐔津文集」卷19, 釋懷悟述, 「序」, 大正藏52

  7. [기타] 瞿汝稷集 / 「指月錄」, 卍續藏83

  8. [기타] 居頂輯 / 「續傳燈錄」, 大正藏51

  9. [기타] 黎眉 / 「教外別傳」, 卍續藏84

  10. [기타] 如巹集 / 「禪宗正脉」, 卍續藏85

  11. [단행본] 賴永海 / 1999 / 불교와 유학 / 운주사

  12. [단행본] 金鎭戊 / 2013 / 중국불교의 거사들 / 운주사

  13. [학술지] 이창안 / 2014 / 동산법문(東山法門)·북종(北宗)과 『단경(壇經)』의 수증관(修證觀) 비교 / 대각사상 (21) : 143 ~ 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