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에도막부 때 釋奠祭와 막부의 인재 교육을 담당했던 湯島聖堂은 19세기 말엽까지도 조선 유림에게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장소였다. 메이지 유신으로 왕정복고를 단행한 일본은 서구 근대화 정책을 펼치면서 湯島聖堂의 기능를 폐지했다. 이런 湯島聖堂을 재발견한 집단이 바로 斯文會였다. 사문회는 경학원의 관계를 통하여 식민지 조선 유림과 교류를 하였으며, 이로 인해 식민지 조선에 서서히 湯島聖堂이 알려지게 되었다. 이 장소가 식민지 조선 유림에게 구체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1914년 湯島聖堂을 방문했던 경학원의 일제협력유림의 기록에서 비롯되었다. 1920년대에 들어오면 식민지 조선 유림은 湯島聖堂을 본격적으로 참배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1922년에 식민지 조선 유림의 湯島聖堂 방문이 절정에 이르렀다. 1922년은 바로 공자가 사망한 지 2400주년이 되던 시기였다. 1922년 10월 29일 일본의 사문회가 주관하여 湯島聖堂에서 ‘孔子二千四百年追遠記念祭’를 개최하였으며, 경학원의 일제협력유림을 비롯한 식민지 조선 유림도 참여하였다. 이 행사를 기점으로 일제협력유림을 비롯하여 식민지 조선 유림은 湯島聖堂을 새로운 유교의 성지이자 일본의 발전을 상징하는 장소로 분명하게 인식하였다. 특히 일본이 유교를 숭봉한다는 것을 잘 알지 못했던 조선의 지방 유림은 湯島聖堂과 그 공간에서 열리는 행사를 보면서 일본이 근대화에 성공한 국가일 뿐만 아니라 유교도 발전한 나라로 인식되었다. 또한 湯島聖堂은 일제협력유림에게 자신의 친일 행위를 합리화하는 좋은 수단으로 기능하였다.

키워드

湯島聖堂, 斯文會, 經學院, 日帝協力儒林

참고문헌(21)open

  1. [기타] / 日鮮合倂紀念祝賀書

  2. [기타] / 經學院雜誌

  3. [기타] / 儒道

  4. [기타] / 會報

  5. [기타] / 恥齋集

  6. [기타] / 斯文

  7. [기타] / 聖堂復興記念儒道大會關係一件

  8. [기타] / 동아일보

  9. [보고서] / 2006 / 서울문묘 실측조사보고서(上)

  10. [단행본] 斯文會 / 1990 / 湯島聖堂と江戶時代 / 斯文會

  11. [단행본] 斯文會 / 1998 / 斯文會八十年史 / 斯文會

  12. [단행본] 강동진 / 1980 / 일제의 한국침략정책사 / 한길사

  13. [단행본] 나카무라 슌사쿠 / 2010 / 에도 유교와 근대의 知 / 선인

  14. [학술지] 박영미 / 2009 / 經學院에 보이는 근대 일본 유학의 경향 -東京斯文會의 관계를 중심으로- / 日本學硏究 27 : 91 ~ 117

  15. [학술지] 박영미 / 2010 / 근대 조선 유림의 눈에 비친 나카에 도쥬(中江藤樹)像 -여규형의「錄學校編纂敎科書鹽谷世弘氏所撰中江藤樹一叚」을 중심으로- / 日本學硏究 29 : 135 ~ 158

  16. [학술지] 박영미 / 2015 / 공성학(孔聖學)의『탕도기행(湯島紀行)』에 대하여 / 한문학보 32

  17. [단행본] 朴殷植 / 1975 / 朴殷植全書 하 / 단국대출판부

  18. [학술지] 박종배 / 2014 / 일본 근세 문묘의 설립과 변천에 관한 일 고찰 / 교육사학연구 24 (1) : 31 ~ 53

  19. [학술지] 성주현 / 2015 / 1920년대 유림계의 ‘내지시찰’ / 한국민족운동사연구 (83) : 103 ~ 144

  20. [단행본] 장지연 / 2014 / 萬國事物紀原歷史 / 한겨레출판

  21. [학위논문] 정욱재 / 2009 / 한말·일제하 유림 연구 : 일제협력유림을 중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