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이 글에서는 일제 말기 관람문화의 실체와 그러한 관람문화로 조선영화를 본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살펴보았다. 상영 가능한 영화의 제한에서 시작된 이 시기 통제정책의 제약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일제는 영화에 관한한 대중 요구를 간과하지 않았다. 이때 요구된 ‘건전한 오락’이란 일제의 측면에서는 ‘건전한’이라는 내적논리에 집중한 것이었지만, 관객들이 접했던 영화는 ‘오락’이라는 외피 자체였다. 일제가 보였던 계몽과 오락의 전략적 결합에서 조선의 영화 관객들은 오락의 지속, 즉 볼거리를 제공받은 셈이었다. 일제 말기 영화는 통제 정책의 이중성으로 인해 수용의 힘을 다양하게 열어둠으로써 이전보다 적극적인 관람을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조선영화의 관람문화는 ‘영화텍스트 외적 관람’과 ‘조선배우 감상’으로 정리할 수 있다. 무성영화 시기부터 익혀온 ‘영화텍스트 외적 관람’의 익숙함은 어색한 선전성을 띤 당시의 조선영화에 적용되었을 때, 텍스트에 함몰되지 않는 읽기를 가능케 함으로써 건강성을 유지하게 한다. 이것은 발성영화 이후 성장하던 ‘영화보기’의 한 지속으로 영화사적 발전을 이어가도록 하는 요소가 된다. 또한 할리우드 영화 통제로 인해 조선인 스타가 본격적으로 향유되면서 ‘조선배우 감상’이라는 관람법으로 연결되었고, 이것은 대중의 경험이 조선적 영화문화에 집중되었음을 보여준다. 오락과 볼거리를 요구하는 관객의 욕구 아래 지속된 ‘영화텍스트 외적 관람’과 ‘조선배우를 감상’하는 관객들의 무의식적 관람 습관은 당시 상영된 영화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해석하게 하는 근거가 된다. 이러한 관람문화는 일제가 의도한 강력한 선전성도 생산주체가 담아낸 의도와도 다른 지점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이로써 ‘체제에 거리두기’라는 적극적 해석도 가능할 수 있다. 일제 말기는 영화 제작에 억압이 시작되고 자유가 사라진 때였지만, 관객의 측면에서는 ‘조선적 영화문화’가 지속․성장한 때였다. 이러한 사실은 한국영화 출발기 영화계의 정체성이 단순히 감독의 지향을 문제 삼아 암흑기․정체기로 규정될 수만은 없음을 시사한다.

키워드

관람문화, 조선영화, 일제 말기, 조선적 영화문화, 스타, 오락

참고문헌(41)open

  1. [기타] / 동아일보

  2. [기타] / 조선일보

  3. [기타] / 조선중앙일보

  4. [기타] / 조광

  5. [기타] / 삼천리

  6. [기타] / 映畵旬報

  7. [기타] / 映畵評論

  8. [기타] / 영화시대

  9. [기타] / 영화연극

  10. [기타] / 영화조선

  11. [기타] / 朝鮮總督府官報

  12. [단행본] 강성률 / 2006 / 친일영화 / 로크미디어

  13. [단행본] 김종원 / 2001 / 우리영화100년 / 현암사

  14. [단행본] 이영일 / 2004 / 한국영화전사 / 소도

  15. [단행본] 이화진 / 2005 / 조선영화-소리의 도입에서 친일영화까지 / 책세상

  16. [단행본] 정종화 / 1997 / 한국영화사1 / 열화당

  17. [단행본] 한국예술연구소 편 / 2004 / 이영일의 한국영화사를 위한 증언론-윤봉춘 편 / 소도

  18. [단행본] 한국영상자료원 편 / 2007 / 고려영화협회와 영화신체제 / 한국영상자료원

  19. [단행본] 요모타 이누히코 / 2001 / 일본영화의 이해 / 현암사

  20. [단행본] 가스트, 볼프강 / 2001 / 영화 / 문학과 지성사

  21. [단행본] 터너, 그레엄 / 1994 / 대중영화의 이해 / 한나래

  22. [단행본] 포이케르트, 데틀레프 / 2003 / 나치시대의 일상사-순응, 저항, 인종주의 / 개마고원

  23. [학술지] 김승구 / 2007 / 1920년대 영화문화 주체의 문화적 자의식 / 인문학연구 34 (2) : 55 ~ 79

  24. [학술지] 김영희 / 2002 / 국민정신총동원운동의 실시와 조직 / 한국독립운동사연구 18 : 7 ~ 268

  25. [학술지] 백문임 / 2009 / 식민지 극장의 무성 영화 관람성(audienceship) - 청각장(場)의 문제를 중심으로 / 한국언어문화 (38) : 43 ~ 68

  26. [단행본] 이재명 / 2005 / 해방전(1940-1945) 공연희곡과 상영 시나리오의 이해, in 해방전(1940-1945) 공연희곡과 상영 시나리오의 이해 / 평민사

  27. [학술지] 신국원 / 2001 / 한국영화문화의 윤리적 과제 / 철학과현실 (50)

  28. [학술지] 엄현섭 / 2008 / 무성영화에 나타난 근대표상연구 -『임자없는 나룻배』를 중심으로 - / 민족문화논총 38 (38) : 59 ~ 83

  29. [학술지] 우수진 / 2008 / 무성영화 변사의 공연성과 대중연예의 형성 / 한국극예술연구 (28) : 43 ~ 69

  30. [학술대회] 유선영 / 2003 / 초기영화: 시각문화의 기습, 전유 그리고 식민적 근대성의 예후 / 2003 한국언론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

  31. [학술지] 유 선영 / 2004 / 초기영화의 문화적 수용과 관객성:근대적 시각문화의 변조와 재배치 / 언론과 사회 12 (1) : 9 ~ 55

  32. [단행본] 유선영 / 2006 / 황색식민지의 서양영화 관람과 소비의 정치,1934-1942, in 식민지의 일상 지배와 균열 / 문학과학사

  33. [학술지] 이순진 / 2006 / 활동사진의 시대(1903-1919), 조선의 영화 관객성에 대한 연구 / 대중서사연구 (16) : 225 ~ 256

  34. [기타] 이순진 / 2007 / 「식민지시대의 극영화들, 그 단절과 연속성」, 󰡔발굴된 과거: 일제시기 극영화 모음/1940년대󰡕 해설자료집. 2007

  35. [단행본] 이준식 / 2004 / 문화 선전 정책과 전쟁 동원 이데올로기, in 일제 파시즘 지배정책과 민중생활 / 혜안

  36. [학술지] 이화진 / 2007 / ‘국민’처럼 연기하기 : 프로파간다의 여배우들 / 여성문학연구 17 (17) : 387 ~ 422

  37. [단행본] 조준형 / 2005 / 일제강점기 영화정책(1903-1945), in 한국영화 정책사 / 나남출판

  38. [단행본] 최경국 / 2005 / 조선영화령과 조선영화-1943년의 시점, in 해방 전(1940-1945) 공연희곡과 상영 시나리오의 이해 / 평민사

  39. [학술지] 함충범 / 2007 / 일제말기 한국영화에 관한 일고찰 / 현대영화연구 3

  40. [단행본] 요네야마 리사 / 2007 / 오락,유머,근대-모던만자이의 웃음과 폭력, in 확장하는 모더니티 / 소명

  41. [단행본] 이시스, 브라이언 / 2006 / 1926년과 1939년 사이에 식민지 조선에 도래한 발성영화, in 한국 영화의 미학과 역사적 상상력 / 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