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 Educ Rev > Volume 22(3); 2020 > Article
죽음을 명상하다
인간에게는 늘 숙명과 같은 것이 존재한다. 바로 죽음이 그러한 존재가 된다. 생명을 가진 모든 피조물들은 한번 태어나고 나면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탄생은 어머니의 따뜻한 속에서 힘든 세상으로 나오는 출산과정을 거치면서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축하해주고 기쁨을 누리지만, 막상 자연으로 돌아가는 죽음에 이르게 되면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슬픔과 애도와 좌절, 우울감 등을 느끼게 된다. 물론 사회문화와 종교적인 차이로 인해 죽음을 받아들이는 형태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가족 또는 지인 간에 죽음에 대하여 대화를 나누는 것을 되도록 피하고자 하고, 아무도 죽음을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에 죽음에 대해 과장되게 생각하거나 불안해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들을 직접 돌보면서 다양한 경험을 한 저자가 40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한 저서이다. 임종을 맞이하면서 마음의 평화를 가질 수 있는 지침, 즉 “알지 못한다는 것,” “가만히 지켜보는 것,” “연민에 가득한 행동”의 세 가지 지침을 기술하고 있다. “알지 못한다는 것”은 죽음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고정관념을 버리고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초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고, “가만히 지켜보는 것”은 결과에 대해 가치판단을 내리거나 집착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것이고, “연민에 가득 찬 행동”은 죽음과 관련된 지인들을 괴로움에서 구제하기 위해 헌신적인 태도로 이 세상과 함께 하는 것이다.
이 저서는 3개의 영역, “지도에 없는 땅,” “두려움 없애기,” “한 장의 천 전체를 짜다”로 구성되어 있고, 각 영역은 여러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죽음에 이르는 이들을 위한 명상과 연민에 대한 부분이 중점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각 장마다 죽음에 직면한 환자의 성장배경과 심적 갈등 등이 기술되어 있고 죽음을 맞이한 환자들의 상황에 맞는 명상을 소개하고 있다. 명상 수행은 호흡을 따라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수행으로 불교 수행의 중심으로 다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임종의 현장에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일정한 시간 동안 고요함을 유지하고 편안한 자세를 취한 상태에서 호흡을 통하여 우리의 몸과 마음을 평안하게 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죽음은 나와 상관없고 먼 미래에 발생할 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죽음은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하루하루의 바쁜 삶 속에서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의사는 다른 직업과는 달리 환자의 죽음을 직시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로 인해 좌절과 후회, 슬픔 등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단순하게 교과과정을 이수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며, 다양한 경험을 통하여 이상에서 일어나는 고독, 소외, 실패, 노화, 가족과의 사별 등에 많은 감정의 기복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것은 본인 스스로 이겨내야 하며, 이 책을 통하여 삶과 죽음에 대한 지혜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죽음 명상 수행을 통해 온전한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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