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옹고집전>의 근원설화는 장자못전설의 학승화소와 쥐 둔갑설화에서 기원한 진가쟁주화소의 결합이라는 견해가 일반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그러나 학승화소의 경우는 서사 내에서 기능상 동질적이라 하더라도 구체적으로는 이질적인 양상을 보여준다. 또한 대칭적인 인물과 사건이 결합해 의미를 만드는 장자못전설의 구조가 용이하게 분리될 수 있는지도 의문의 여지가 있다. 장자못전설은 신의 징벌인 대홍수신화에 근원을 둔 이야기로 그 전개는 결국 악인의 멸망으로 귀착된다. 반면 <옹고집전>에서 중요한 악인의 회개와 귀환은 이와 질적으로 다르다. 그리고 쥐 둔갑설화의 경우는 <옹고집전>의 초인형(草人型)화소와 변신에 의한 진가쟁주라는 점에서 공통적이지만, 그에 해당하는 서사는 유래와 종류를 파악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것으로, 이를 쥐 둔갑설화에서 초인형의 진가쟁주로 이어지는 발생의 근거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와 같은 도식에는 적지않은 의구심이 남는다. 기존의 연구에서 <일리사장로 전생담>을 <옹고집전>의 근원설화로 보는 견해가 있었으나 널리 인정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근래에 발간된 설화자료인 <부처가 괴팍한 할아버지를 인도하다>는 그 중간항에 위치하는 것으로 기존에 언급된 자료보다 <옹고집전>과의 유사성이 두드러진다. 그러한 요소로서 불승에 대한 직접적인 위해, 초월적 존재인 부처가 이를 징치하기 전에 하는 발언, 진가쟁주에서 진가 판정의 기준 등이 공통적이다. 그리고 전체 서사에 있어서도 상동적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이에 따라 <일리사장로 전생담>, <부처가 괴팍한 할아버지를 인도하다>, 다시 <옹고집전>으로 이어지는 영향관계 및 전승의 경로를 가설적으로 도출할 수 있다. 근원설화연구는 전승과정에서 드러나는 고정적, 반복적 연속성과 변화된 변별성을 통하여 향유층의 수용과 이해를 살필 수 있게 한다. 그리고 텍스트를 해석하는 지표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가진다. 이러한 관점에서 근원설화로부터 <옹고집전>으로 이어지는 전승맥락의 핵심은 초월자가 상징하는 초월적 신성, 윤리적 가치와 악인이 현시하는 현실적인 욕망 사이의 대립이다. 이것이 근원설화의 형성 및 전승을 통하여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주제인 것이다.

키워드

옹고집전, 옹고집타령, 근원설화, 본생경, 불전설화, 부처가 괴팍한 할아버지를 인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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