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김종은의 소설집 『신선한 생선 사나이』는 수록된 9편의 소설들 전체가 서로가 서로를 빗대는 알레고리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작품집이다. 그것은 정확히 도시로 추방된 동물-인간이 되어버린 이 시대 청춘들의 초상화이다. 본고에서는 이 작품집의 이 같은 구조적인 특성에 착안하여 현대미술 장르의 하나인 그래피티 아트(Graffiti arts)와 관련하여 작품의 의미를 천착해 보았다. 김종은의 9편의 소설들의 원형, 즉 첫 번째 그래피티라 할 수 있는 친구의 동명소설은 정확히 도시 안쪽으로 추방된 동물-인간으로 전락한 청춘의 모습을 그린 것인데, 이는 이후의 작품들에서 9번 덧씌어지고 겹쳐쓰여진다. 이는 마치 화장실의 낙서, 거리의 그림인 그래피티와 같은 행위이다. 9편의 작품들을 통해 겹쳐 그려진 2000년대 청춘의 초상이란 인생의 상투성과 획일성을 ‘병’, ‘틈’, ‘구멍’ 등을 통해 저항하면서 제도와 시스템이 생선되기를 강요하기 이전의 존재의 모습, 즉 바다를 유영하는 물고기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자들의 형상이다. 이들은 헤겔식 인간되기가 어차피 불가능해진 현실에서 다르게 욕망하는 종으로의 진화를 보여주는 존재들이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이 작품은 2000년대 청춘이란 어떤 존재일 수 있는가라는 존재론적인 물음으로 귀결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키워드

김종은, 신선한 생선 사나이, 청춘, 그래피티 아트

참고문헌(16)o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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